BWV 542


일전에 한 번 올렸던 적이 있는 곡이다. 그 때는 현악 4중주로 편곡된 버전이었는데, 아예 이렇게 기타로 들으니 제법 색다르다.


한낮에도 그리 덥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게, 가을이 오긴 온 것 같다. 진하게 내려 그윽한 초콜릿 맛이 입 안 가득히 퍼지는 모카 사나니가 잘 어울리는 계절.

어제 간만에 L선생님과 다시 들렀던 학관 음감실 스피커에서는 여전히 오른쪽 채널이 소리가 거의 나지 않고 있었다. 스테이징 때문에 공명판(정확한 명칭은 잘 모르겠고)까지 사다 새로 들인 모양인데, 돈만 들이지 말고 관리를 좀 하란 말야. 2억짜리 오디오를 맡겨놨으면 관리라도 제대로 해야 할 거 아냐. 게다가 듣기로 봉사장학생 월급도 따로 받는다면서.
by 류현 | 2009/09/19 12:52 | 음악 | 트랙백 | 덧글(2)
도쿄 블렌드 외
도쿄 블렌드
그윽한 향. 프렌치 로스팅.(이탈리안인가?) 어쩌다 운이 없으면 로스팅한 지 좀 된 원두가 배송돼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의 도쿄 블렌드가 그랬다. 선도가 살짝 낮은 듯. 전반적으로 구수한 맛에 뒷맛으로 약간의 흙 맛이 남는다. 신맛은 거의 없다. 커피 맛에 누룽지 같다는 수사가 있다면, 딱 이 원두에 들어맞는 말일 듯 하다.

니카라과
모카와 비슷한 초콜릿 향. 첫 맛은 도쿄 블렌드와 비슷하게 누룽지 맛. 아래로 내려갈수록 레몬즙 맛과 너트 종류의 떫은 맛이 섞여서 난다. 마지막 한 모금은 레몬 맛이 거의 다른 느낌들을 압도하는 듯. 산미가 좀 강한 편인 것 같다.
by 류현 | 2009/09/05 11:17 | 마실것 | 트랙백 | 덧글(0)
새 내각.
정운찬 선생님(일전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내게 호칭에 있어 선생님과 교수가 갈리는 지점은 내가 직접 배운 적이 있는지이다)이 신임 총리로 내정됐다고 한다. 뭐, 개인적으로 입은 은덕이라면 은덕도 있고, 원래 정치적 욕심이 있는 분인데다 수완도 꽤 능한 분이라 어찌 보면 잘 됐다 싶기도 하다.

각설하고, 하고 싶은 얘긴 청문회에 관한 얘기다. 아마도 민주당은 이번 청문회에서 본인의 병역 문제 이외에는 딱히 걸고 넘어질 게 없을 것 같다. "양복 바지에 한복 상의"운운하는 건 그런 당혹감의 표출이라 보아도 좋을 것이다. 현 정부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만이 '진보'라 인식하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총리 인선은 그들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자각하게 해 주는 하나의 큰 계기가 될 것 같다.

내가 두려운 건 심대평 총리설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일이 모두 청와대의 기획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하는 심증 때문이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보아, MB는 이회창에게 심대평 총리 기용을 두고 (일부러) 이회창이 수용할 가능성이 없는 조건을 제시했던 것 같다. 그로 인해서 국회에 세 개뿐인 교섭단체 중 하나는 완전히 와해됐고, 나머지 하나인 제1야당에는 강력한 펀치를 먹인 셈이 됐다. MB스스로는 멍청할는지 모르지만, 그 참모들마저 모조리 멍청하란 법은 없는 것 같다. 전두환 정권 시절을 봐도 그렇고.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쭉 하고 있는 생각은, Homo Economicus야말로 정치인들에게 매우 적확하게 들어맞는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경제 주체' 가 'Homo Economicus'라는 이른바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기본가정은 그다지 혹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케인즈는 기업가에게도 '동물적 본능'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정작 그 '경제인'가정이 가장 잘 들어맞는 족속들은 바로 정치인이란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Political Economy야말로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대단히 유용한 틀이 아닐까.

by 류현 | 2009/09/04 00:17 | 기타 | 트랙백 | 덧글(0)
연신내, 코니써 클럽.
가을날 같은 날씨를 보고 좀 걸어야겠다 싶어 연신내까지 갔다. 첫 목적지였던 코니써 클럽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거기서 만들어서 판다는 수제소시지와 맥주 한 잔을 연이어 주문. 소시지는 지금까지 먹어 본 것들 중 거의 최고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독특했고 맛있었다. 생맥주는 그냥 그랬고.

아이스아메리카노가 꽤 인상적이어서 원두를 좀 사 왔다. 자체 블렌딩한 원두 한 종류밖에 팔지 않는다고. 갓 볶은 원두 향이 나는 걸로 보아 볶은 지 스물네 시간은 안 되는 듯. 집에 와서 내려 마셔 보니 쓴맛은 별로 없고, 신맛과 단맛이 강한 편인 것 같다. 첫 한 모금은 별 특색 없는 중남미 커피 같은 느낌인데, 중간 아랫쪽으로 갈 수록 인상적인 포도 향과 로제와인 맛이 난다. 아랫쪽으로 갈수록 와인 맛이 진해지고. 찬물에 내려 마시면 어떨지 궁금하다. 250g에 12,000이니 가격도 착한 편이다.

멀리까지 산책나간 보람이 있었다고나 할까.
by 류현 | 2009/08/31 11:27 | 마실것 | 트랙백 | 덧글(0)
<이터널 선샤인>

뷰티풀 마인드야 애초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다가 병명 또한 꽤 잘 특정되어 알려져 있으니 그렇다 치지만, 몇몇 영화들을 보면 대체 이런 시나리오들을 쓰는 사람은 정신과 전문의거나 임상심리학으로 박사학위 정도는 있는 사람인건지 궁금해진다. 문창과에서 '정신분석이론'수업이나 받고, 혹은 프로이트네 라깡입네 어설프게 좀 읽고 소설이네 시나리오네 쓰는 애들하고는 정말이지 차원이 다르다. 특정한 종류의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 대한 치밀하고 일관성있는 인물 묘사에서부터 기억과 재인의 구조에 관한 매우 정확한 지식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플롯 전개까지.

그리고 과연 우리나라에 클레멘타인 역을 제대로 소화할 능력이 있는 배우가 있는지 생각해 봤는데, 딱히 떠오르지가 않았다. 이건 물론 내가 아는 배우가 거의 없다시피 한 탓이 크겠지만.

by 류현 | 2009/08/18 00:27 | 단상 | 트랙백 | 덧글(2)
시각화된 푸가


작곡한 사람이 천재인 건 뭐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이거 만든 사람도 천재인 듯..... 연주는 글렌 굴드.
by 류현 | 2009/08/15 16:16 | 음악 | 트랙백 | 덧글(6)
모카 사나니 외
박이추 커피

에티오피아 모카 사나니
지금까지 마셔 본 50여종의 원두 중 TOP 3 안에 드는 수준이다. 모카 중에서는 단연 최고. 모카 특유의 그윽한 초콜릿 향/맛과 약간의 시나몬 향. 무겁지 않은 바디감. 잔 아랫부분에서는 약간의 레드와인과 비슷한 떫은맛. 약간의 스모키함. 첫 한 모금을 입에 머금을 때 행복감에 탄식이 절로 새어나오는 수준이다. 온도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는데, 70도 정도로 식으면 진한 밀크초콜릿 맛이 난다. 이거야말로 진짜 칼로리 없는 초콜릿.

수마트라 만데린
무거운 바디감. 흙 맛 및 허브 향/맛. 동남아 쪽 커피는 체다치즈와 같은 감칠맛이 느껴지는 술라웨시를 제외하고는 역시 내 취향과는 조금 멀다.

이젠 프레스보다 핸드드립으로 내리는 편이 맛이 안정적으로 훨씬 좋게 나온다.
by 류현 | 2009/07/19 23:23 | 마실것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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